저자 | 하지은
왜 골랐지…? 기억나지 않아.
그냥 사이버 도서관에 이 책을 점지해둠.
그래서 읽었어.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 책은 화가의 이야기네요!
도입부터

"오늘은 왠지 좋은 그림이 그려질 것만 같아."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 나는 그림을 기대하겠노라 말하고 학교에 갔다. 그리고 집에 돌아왔을 때 여전히 텅 비어있는 캔버스를 발견했다. 그 앞에 목을 매달고 죽어있는 아버지도.

이런 문장으로 시작해서 나 진짜 네헤? 함 ㅠ.ㅠ;
그러니까, 이때부터 깨달아야 했는데 이 책의 나오는 인물 중 누구 하나 온전히 행복한 사람이 없다는 걸….
녹슨 달이라는 제목처럼 죄다 녹슬어있다는 것을….

책을 간만에 읽어서 그런가 무언가… 읽은 내용을 정제하는 것이 어렵네….
해당 작가 자체는 이름은 들어본! 그러나 책을 읽은 적은 없는! 작가였는데요 ㅇ///ㅇ 생각 이상으로 글을 너무너무 잘 쓰셔서 몰입감 있게 읽은 것 같아요!

아무리 사이버 도서관이 있더라도 책이 재미없으면 늘어지는 것이 사람인데,
녹슨 달은 나름? 굉장히 후루룩, 읽었네요. 그런데 인상 깊은 구절도 있어….

그럼 이건 잘 썼다 판정이 되는 거야.




등장인물들이 다 녹슬어있다고 말했는데요, 특히 라잔 공방의 공방주 벡리가 제겐 그 점이 강하게 느껴졌어요(초~중반부에 특히!)
왜냐면 천장화를 신의 모습으로 그렸거든요, 그것이 금기임에도 불구하고. 그런데 파도 조르디(주인공 이름이에요)가 피해입지 않도록 문 앞을 지키도록 하고, 자기가 그림 그리는 걸 보지 말아라. 하는 점이 인상 깊었네요.

그런 맥락에서

그 그림은 파괴되어야 했다.

라고 나오는 지점이 좋았어요.

결국 천장화는 시세로(라잔 공방에 소속된 화가)가 제단화는 이데아(왕세자비)의 추천으로 파도가 맡게 되는데요,
음…. 일종의 그거죠 그거. 그거 뭐라하지. 그거. 빽? 대충 그런…. 단어가 기억 안 나네 ㅠㅅㅠ;;;;
하여튼 그래서 파도는~ 시세로는 진짜 천재인데~ 난~ 하고 엄청엄청 방황을 해요.

그리고… 연회에서 왕자의 반지를 훔친 범인이 파도가 되어서 양팔을 잘려요.(실은 범인이 아니고, 왕자는 왕세자비에게 집착하는 구석이 있는데, 왕세자비가 파도를 아끼기 때문에 파도의 옷에 반지를 넣은 거였어요.) 이 부분까지 와서 표지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었네요. 표지 속 작품은 파도가 그리던 제단화고 팔이 없는 토르소는 파도 조르디였던거죠. 여러모로 좋은 반전이라 좋았네요.

이후로 파도 조르디는 좌절하고, 연금술사에게 의수(라고 할 만한 건 아닌데 의수, 외엔 표현할 방법이 없음)을 받아서 다시 그림을 그려요, 그리고 많은~ 일이 있었지만~ 결국 파도가 제단화를 완성했고, 교황이 파도가 제단화를 그렸다고 발표도 함!

그래서 전 이 문구가 굉장히 좋았어요.
<고행길>이라는 제목 그대로 화가는 끝없는 고통과 인내의 길을 걸으면서도 결코 단념하지 않았습니다. 믿음은 이와 같은 것입니다. 괴로워하고 의심하면서도 끝내 그곳에 다다를 것을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고 나서….

"네, 전부 다요. 이를테면 나라는 사람이 얼마나 이 세상을 열심히 살아갔다던가, 내 꿈은 무엇이었나, 그 꿈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 등등. 정말로 중요한 것들을 적을 거예요. 그렇게 처음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모조리 제 이야기로 채울 거예요. 그게 제 부고란이에요."

파도 조르디. 가문 없고 지위 없음. 라잔 공방 출신 왕립 아카데미 소속 화가. 성 바이니 대성당의 제단화 <고행길>을 그린 두 팔 없는 화가로 알려졌으며 팔을 잃은 자리로 파상풍균이 침투, 어제 오후 라잔 공방 앞길에서 사망.


그렇게 되었다. 수준의 스진이라 나 잠깐 허공 봄. (인용 구절 속 순서는 제가 임의로 조정한 것임을 밝힘)
나쁘지 않고, 좋은 결말인데….
이게 진짜 파도에게 행복한 결말인가? 는 좀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았음….

인물들이 다 입체적이고 나쁘지 않고 재밌게 읽었는데 참 다 읽고 나서 마음이 좋지 않은 작품인듯….

10.16 09:06